16일 오전 11시 34분 경 CanapeGames 공식 블로그가 스킨 개편을 다시 한 번 단행했다. 새벽 3시에 단행된 새 스킨을 체크한 동업자 제리씨 (9세 실세) 가 분노에 이기지 못해 이런 일을 벌인 것 같다고 부산 거주 자드씨(21세. 말단기획자)와 서울 거주 고시생(22세, 전 공익)이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16일 새벽 3시 경 카나페 게임즈 공식 블로그가 스킨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미형 캐릭터들의 일러스트 대신 알수 없는 물체(?)로 꾸며진 이번 스킨개편은 전문가의 입장에서도 상당히 파격적이라며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중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카나페 게임즈의 한 직원의 말에 따르면 이번 개편은 평소 회사의 블로그가 여성의 일러스트들로 도배가 되어 있는 것 에 분노를 느낀 사장 나무늘보씨(12세. 자영업)가 의견수렴없이 독단적 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해 동업자 제리씨 (13세. 무직)가 출근하는 대로 리플 회견을 열 것이라고 하여 파문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본지에 도움을 주고 있는 모바일 게임 전문가 고시생씨(22세. 전 공익) 는 자금난에 허덕이는 카나페 게임즈가 드디어 해체 수순을 밟는게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의견을 내 놓기도 했다.
벌써 3년째에 접어드는 초대형 프로젝트 아쿠아 미라쥬가 무사히 완료될 수 있을지 인기없는 블로그에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준비물: 삼각커피-저녁식사 후 먹으려고 산 후식. 진짜 카페모..어쩌고 커피-점심식사 후 늘부가 두 개 사서 자기거 먹고 제리거 남김. 빈 서울우유 커피맛-저녁식사 후 늘부 먹으라고 흰 우유를 사려다가 잘못 삼. 히터-인질. 늘보-100일간 단군에게 엉덩이를 대주이하생략. 제리-100일간 양키제국에서 엉덩이를 이하생략.
나레이션) 그 사건은 오후 7시에 일어났습니다. 제리는 저녁식사 후 후식으로 서울우유 커피맛 사각팩을 마시고선 10분 뒤에 또 목이 말라 삼각팩을 몰래 먹고자 일어났습니다. 그 때-
제리: 어 창문에 왠 카페모..거시기야. 늘부: 아 그거 낮에 아저씨 먹으라고 내거랑 사온건데 내가 점심에 먹어치우고 남은거는 아저씨건데 귀찮아서 내가 먹을거야. 제리: 그럼 내 거네. 잘 먹어주마. (라며 창문에 놓아둔 커피를 집는다.) 늘부: (얼굴이 시퍼래지며) 아- 뭐하는거야! 그거 내거라니깐. 아저씨 저 사각팩 먹었잖아. 그러니 여기 두 개가 남은거고 아저씨는 지금 막 또 하나를 먹으려고 하는거고 그러면 내가 양이 적은거잖아 그러니 내가 큰거 먹어야지. 제리: 님아 몫은 먹었다며. 늘부: 아아 과거 이야기는 하는게 아냐. 진지하게 생각해보라고. 지금 여긴 세 개가 있고 아저씨가 하나 먹었고 그러니 둘이 남았고 그런데 나 몰래 이 나쁜 아저씨가 하나를 더 먹으려고 하기에 내가 겸허히 하나를 봐주고 대신 저 카페거시기를 먹는다는 거야. 제리: 아까 먹었다며. 그럼 님이 삼각팩 드셈. 늘부: 아놔. 과거 이야기는 하는 것이 아니라니까. 여기서 포인트는 님이 두 개를 먹으니 난 대신 용량이 큰 카페거시기를 마신다는 거야. 그러니 이리 내. 제리: 하아~? 늘부: 뭘 하아~? 야. 그리고 말야 자세히 보라고. 아저씨가 카페거시기를 먹고 사각팩까지 먹는다고. 그러면 할당 비율이 3:1로 내가 2 차이나 손해를 보는 거란 말이야. 제리: ...카페 거시기는 240ML자너. 삼각팩이랑 사각팩은 200ML니 둘이 합쳐봐야 440ML이고 그럼 440:200 이니 4.4:2 즉 2.2:1이네. 3:1은 아니라고 보는데. 그리고 낮에 마신건 뭐야. 늘부: 용량이 문제가 아냐. 가격이라고 가격! 카페거시기는 할인마트에서 800원이란 말야. 편의점 가면 850원에서 900원이야. 가격으로 체크하면 2.8:1이라고. 제리: ....님 즐. 늘부: 즐이라니 이건 뭐 초딩도 아니고. 자아 우리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응? 낮의 것은 낮의 것이고 우리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지. 여기서 포인트는 우유가 세 개라는 것과 난 겨우 한 개를 먹는다는거고 난 너무 잘나서 한 개를 양보해준다는 거야. 그러니 내가 카페거시기를 마셔야지. 제리: 즐. 늘부: 아놔. 내가 저녁에 된장국도 차려줬자너! 밥도 내가 다 하고! 제리: 김치랑 깻잎 가져왔자너. 늘부: 된장국 끓이기가 더 힘들거등! 제리: 즐. 늘부: 거 참 우리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제리: 즐까셈. 늘부: 그러니 거기 우유를 포기하고 나에게 카페거시기를... 제리: 즐처드셈.
나레이션) 늘부는 이성적으로 행동하리라 마음먹어... 히터를 껐습니다-_-
제리: 뭔 짓이야! 늘부: 자아자아. 우유를 주고, 난 히터를 틀고. 이리하면 일거양득. 서로가 좋은거야. 안 그래?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제리: 이성적으로 인질극을 벌이는거군. 늘부: 아냐아냐 우리는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 제리: 김장김치 안 싸옵니다? 늘부: 아놔 또 그런다. 내가 된장국 끓였자너! 야채 다듬고 두부 넣고 얼마나 힘든데! 여기 사무실 취사도 안되는데! 제리: 어쩌자고. 늘부: 카페거시기... 제리: 즐처드삼.
안녕하세요, 제리입니다. 정말 간만에 글을 쓰는데, 절대 동남아 개그 마니아 절대 지존 늘부의 위트에 위축되서는 아닙니다-_-)r
뭐 각설하고 요새는 전투필드맵 30여개와 비전투맵 80여개를 다 찍고(시밤쾅) 서브 이벤트 시나리오를 준비 중인데 이 것 덕에 고민이 많습니다. 왜냐면 보통 알피지 게임의 서브 이벤트는 퀘스트라고 불리며 이런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엔피시: 으앙으앙 주인공: 왜 우냐! 엔피시: 애인이 사다 준 크고 훌륭한 반지가 없어졌어요. 주인공: 어디서 잃어버린거야? 엔피시: 한양도 멀군 뛰어가면 금방가리 283-2번지요. 찾지 않겠는가... 주인공: 알았어 가져와주지.
등의 대사가 10줄을 넘기 힘든 것이 대다수입니다. 보시다시피 글 읽기 싫어하는 유저의 입장을 고려한 전투만 하면 되지 뭔놈의 대화냐 닥치고 사냥 렙업 ㄳ 라는 기획자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지요. 하지만 제리는 타격감까지 죽이는 게임은 10분만에 지워도 대화만 충실한 게임은 클리어하는 변태 흔치 않는 인종. 고로 동남아 개그 마니아이자 절대 지존 늘부의 개그를 넣어 세상에 널리 전파하자고 꼬드겨 스크립트 툴도 만들고 이벤트 절대 지존 유어 버그 마스터 게임 낫 포가튼 사가도 연구하는 등의 막장 개그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입니다. 고로 이벤트를 작성하면 이런 정도의 볼륨이 나오게 되지요.
엔피시: 으앙으앙 끄억 주인공: 아 꼬맹이 어제부터 내내 찌질하게 울어대네. 그만 좀 하지! 엔피시: 흥 남이사! 나의 고민의 정체를 알면 당신도 공감하고 같이 울지도 모른다고요! 주인공: 그래봐야 꼬맹이인걸. 엔피시: 부우~ 하긴 슴가만 크고 훌륭한 어른이 어리지만 동심이 가득한 로멘티스트의 뭘 알겠어요. 주인공: 너가 개념을 상실했구나. 어디부터 다져줘야 정신을 차릴런지? 엔피시: 폭력이라뇨! 아버지에게도 맞아 본 적 없거든요? 주인공: 그러니 이렇게 컸지. 엔피시: 그만! 계속 그렇게 옆에서 시비걸거면 저리 가버려요! 전 고민이 있다고요! 아줌마 같은 슴가녀는 신경쓸 여력도 없어요! 주인공: 호호호 어디 슴가녀한테 어디 맞아볼래? 엔피시: 호호호 농담도 못하나요. 사실 제 장래 희망은 한채영이 되는 거에요. 고민 잘 들어줄 것 같은 몸매 좋은 언니. 주인공: 음 그래 이제야 어리지만 동심과 예의가 올바른 아이가 되었구나. 고민이라는 게 뭐야? 엔피시: 사실은 어제 약혼자에게 반지를 선물 받았는데... 주인공: 약혼자? 엔피시: 네. 이래뵈도 3년전 입학했던 보라유치원 정원에 있던 상수리나무 아래에서 맺은 언약이라고요. 어제 받은 반지는 약속 3주년으로 받은 것이었죠. 주인공: ... 요새 애들은 빠르구나. 그래 그 약혼자는 어케 생겼니? 엔피시: 음 뭐라 말해야 할까요, 강인하게 생긴 뿔테를 쓰고, 농구 골대를 충실하게 덮을 정도의 넉넉한 머리 둘레와 잘 삶은 고기의 흰 부위를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턱살, 어른들이 말하는 훌륭한 인품을 연상케 하는 허리사이즈에... 주인공: 그만. 더 이야기 안해도 잘 알겠엉. 너도 참 특이하구나... 엔피시: 누구나 다 그렇게 이야기하죠. 하지만 말이에요. 취향이라고요! 존중해주시죠? 주인공: 아네 아네. 그래서 그 강인하게 생긴 뿔테를 쓰고, 농구 골대를 충실하게 덮을 정도의 넉넉한 머리 둘레와 잘 삶은 고기의 흰 부위를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턱살, 어른들이 말하는 훌륭한 인품을 연상케 하는 허리사이즈를 가진 약혼자가 준 반지라도 잃어버린거야? 엔피시: 역시 어른이시군요! 척하면 착이네요. 그걸 찾아야 할텐데, 하고 깊은 시름에 잠겨있던 중이에요. 주인공: 어디서 잃어버린거야? 엔피시: 약혼자와 파티를 한 장소에요. 어디더라. 아 암테르호텔 202호에요. 주인공: ...호...텔? 엔피시: 맞아요. 사실 어제 벌인 파티는 참으로 즐거웠다고요...♡ 주인공: 그 강인하게 생긴 뿔테를 쓰고, 농구 골대를 충실하게 덮을 정도의 넉넉한 머리 둘레와 잘 삶은 고기의 흰 부위를 연상시키는 매력적인 턱살, 어른들이 말하는 훌륭한 인품을 연상케 하는 허리사이즈를 가진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좀 하고 싶구나...뭐 나중에 할 일이고. 그 반지를 찾아오면 되는 거야? 엔피시: 네. 그런데 호텔로 들어가려니 로비에 지배인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어요. 애들은 가라나. 푸우- 주인공: 그게 보통이지만... 아무튼 그냥 듣고 흘릴 문제가 아니구나. 일단은 그 반지를 찾아보도록 하마. 엔피시: 정말요? 꺄아~ 언니 고마워요. 주인공: 대신 부탁이 있어. 엔피시: 뭔가요? 주인공: 그 너의 약혼자를 만나게 해 줄래? 엔피시: 에? 주인공: 사실은 너의 약혼자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이 있어서 그래. 엔피시: 뭐 질투한 나머지 제 애인을 빼앗아간다던가 하는 것이 아니라면야 상관없지요. 주인공: .... 절대 안그럴게. 엔피시: 호호 그러면 뭐 일단 반지 가져오세요. 잘 부탁해요~ 주인공: 아, 그 반지는 어떻게 생겼어? 엔피시: 꼭 민들레를 몇 줄기 뽑아서 말려놓은 모양이에요. 애인님은 보석을 세공해 만든거라는데~ 주인공: ... 기달려봐바.
뭐 방금 작성한 시나리오긴 합니다만[크크크] 대다수 서브 이벤트가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분량도 저 정도고요. 중간 중간 캐릭터 이동이나 이벤트 발생 조건이 있어 아이템 인첸트 조건 맞추는 만큼의 스릴도 느낄 수 있지요. 뭐 늘부님아가 이것을 읽으며 칼을 갈 것 같은 표정을 지을 것 같습니다만 애초 게임의 컨셉이 이 모양인만큼 별 수 없지요.
개념아이리와아
<제리의 구상에 울부짖는 나무늘보씨>
잇힝. 그러면 본격적인 시나리오는 게임 안에서 풀어보일테니 기대하시기 바랍니다. 동남아 개그 마니아이자 절대 지존 늘부의 개그도 충실히 들어갑니다. ★
지난번에 이은 기획 일기#1 입니다. 반응이 좋길 기대했지만 그런거 솔직히 상관없다![...] 고로 지난번에 이어서 주욱 나갑니다. 에힛:3
이번엔 시나리오.
당시 저는 종료라고는 있을 수 없는 끝 없는 온라인 게임 제작 프로세스에 지쳐 있었고(메이플 같은 맵을 클베 기간에 100여개가 넘게 찍었습니다. 무늬만 메이플이면 모르는데 맵 하나하나를 특색있는 어드벤처로 만들자니...) 늘부는 유일한 패키지 게임 사업인 모바일에 있으면서도 역시나 그렇듯이 제대로 된 개발 프로세스가 없음에 지쳐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막장으로 굴러가는 맵 디자인과 무늬만 그럴듯한 '배경' 시나리오는 [패키지의 로망]를 가지고 있던 저희들에게 꽤나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주었죠. 고로 회사 창업 후 만들 게임에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시나리오. 당시(06년 04월)에는 브루에서 돌아가던 N모사의 EC1을 제외하고는 시나리오에 신경을 쓴 게임이 없었습니다. (여기서 신경을 썼다라는 것은 엔딩까지 대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연출이나 개연성이 그럴듯하게 정돈된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자금력과 용량이 부족한 모바일 게임업계에서 시나리오에까지 신경쓰기 힘든 것은 알지만 그런 부분까지 신경을 쓸 때 유저들도 그만한 보답을 해주니까요:-) 마침 모바일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EC1의 방대한 시나리오를 게임을 즐기면서 바로 하나하나 다 손으로 타이핑한 유저의 TXT데이터를 확인, 다운받아 모두 읽어보고(물론 게임도 즐겼습니다.) 해당 시나리오의 분량과 연출을 분석, 아 이 정도라면 우리도 비슷한 분량과 연출을 만들어 게임에서 쓸 수 있겠다, 라는 결론을 얻고 바로 시나리오 구성에 착수했습니다. 처음에는 각자의 회사를 관두기 전이라 된장남 변신 후 콩다방에 모여 이야기를 했지요. 그리고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 개요를 정리했습니다.
- 게임은 시리즈물로 고려하여 같은 세계관으로, 다양한 시간대에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도록 구성. - 게임마다 다른 장르 (SRPG, ARPG)로 디자인할 것을 고려한다. - 각 캐릭터간의 인간관계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에 따른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 배경 설정을 명확히 하고 그 배경으로 인해 주인공들의 사건과 사고가 진행하도록 구성한다.
그리고 4월 2일, 배경 스토리 개요를 하나 작성합니다.
- 주인공은 어떤 쇠락해가는 마을에서 살던 이름없는 소녀. 그 마을은 과거로부터 내려져오는 강력한 저주가 있었는데 매년 태어나는 아기 중 하나를 악신의 재물로 바쳐야 마을의 운명이 쇠하지 않는다는 것. 과거 촌장 중 하나가 악신에게 대항하기 위해 수많은 용병과 마법사를 소집, 악신의 언데드들과 전쟁을 벌였으나 전멸, 마을은 파괴되고 그 시점부터 태어나는 아기는 부모가 그 마을 출신이라면 모두 18세가 되는 날에 죽는다는 저주를 받게 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18세가 되기 전 악신의 성지인 도시A로 가서 악신을 섬기는 제시장을 죽이거나 자신을 믿어주는 진정한 친구를 찾아 그 친구에게 종교적 의식을 통해 죄를 묻어야 한다. 소녀는 15세 생일을 맞던 날, 마을에서 유일한 자신이 좋아하는 언니가 자신의 생일 선물을 받던 그 때 피를 토하고 쓰러지는 것을 목격한 후 그녀의 운명을 깨닳게 된다. 소녀는 마을 사람들의 저주를 이유로 자신이 부당하게 희생될 수 는 없다 하고, 악신을 만나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된다.
...라는 것인데, 지금 다시 보니 묘하네[...] 아무튼 이걸 바탕으로 늘부와 논의를 해 다시 정리합니다. 이번엔 이렇게 수정되었군요.
컨셉 문구: 세상을 화폭에 담는 소녀 배경: 마법에 대한 탄압이 시작된지 20년. 정부에 마법사 탄압에 적의를 품은 마법사들이 연구한 것은 저주. 곳곳에 기원을 알수 없는 저주들이 만연한 국가. 모종의 이유(미정) 로 18세 생일날까지 밖에 살 수 없는 검사가 꿈인 쾌활했던 소녀. 15세때 그 사실을 깨닫고, 붓과 검 한자루를 쥐고 모험을 나선다. 죽기 전에 세상의 모든 풍경을 화폭에 담기 위해. 밖으로 나온 그녀는, 주로 곤경에 처한 사람의 부탁으로 마물을 처치하거나, 물건을 운반하거나, 일을 도와주는 것으로 그림 그리는데 필요한 도구와, 숙식을 해결해 나갔다. 하지만 약속했던 의뢰비를 떼 먹는 사람, 여관에서 자신에게 욕정을 느끼고 덤벼든 괴한, 인신매매, 아동학대 등, 어두운 단면들을 수없이 지켜 보면서 그녀의 성격과 그림 역시 날이 갈수록 허무주의로 빠져 들었다. 그러기를 2년. 수명을 앞으로 6개월 남짓 남긴 그녀앞에 한명의 소년과, 두명의 소녀가 나타난다. 그리고 가장 슬픈 영웅이야기로 기록되어 있는, 소녀의 마지막 여정이 펼쳐지게 된다. 평소대로 이런저런 일을 처리해 주고 그림도구와 여비를 벌며 여행을 계속하던 주인공은 한 소녀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에게 씌여진 운명의 족쇄를 풀 방법을 알아내지만, 이미 삶에 대한 의욕을 잃은 그녀는 아무런 조취도 취하지 않는다. 그런 그녀 앞에 한쌍의 소년소녀가 도움을 청한다. 소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이 괴물로 보이는' 저주에 걸린 상태. 소년은 그런 소녀의 저주를 풀기위해 노력중, 주인공을 만나 도움을 청하게 되고, 이 두사람의 고통스러운 애정행각에 점점 마음을 여는 주인공. 결국 살아야 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고, 결국 세사람의 행복을 빌며 주인공은 자신의 희생하여 그들을 구해낸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슬프도록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다.
...뭔가 미묘하군요. 아무튼 이런식으로 수정에 수정을 반복하여, 4월 말에는 현재 완성된 시나리오의 초안이 등장하게 됩니다만, 더 이상은 게임의 즐기는 맛이 없어지니 여기까지 하지요:-D 사실 위 시나리오도 현재 정리한 최종 버전의 시나리오하고는 또 많이 미묘하게 다릅니다. 구 버전의 초안을 보여드린 이유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시나리오가 등장했다는 소개와 과거 데이터를 우연히 찾아 상념에 젖은 나머지 기록 하나 남기려고일지도요:) 다음에는 맵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개발노트가 아닌 기획 노틉니다. 어영부영 기획질하다가 삼삼해지면 쓸 것들이죠:-) 오늘은 첫 글이고 하니 카나페게임즈의 처녀작 아쿠아미라쥬의 기획 초기를 이야기하렵니다.
당시는 06년 04월. 2월 무난하게 잘 다니던 회사를 아버지 일 돕는다는 핑계로 관두었지만 돕기는 커녕 딩가딩가 놀던 당시, 생태 과학자들도 접근하지 않는다는 당시 3년차 모바일 게으름뱅이 프로그래머 나무늘보가 접근했습니다. 그리고 이러더군요.
늘부: 회사 차리자 제리: 즐이셈 ㅋㅋㅋ
현명하던 저는 단숨에 예의 바르게 거절했지만 이어지는 '모바일하면 돈 마니 벌어~' 라는 자금 구애에(?) '어디 그럼 돈 좀 벌어볼까' 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 생각하면 미친거야! 그런거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려니 당시 늘부는 사장이 사원을 먹여살리던 모바일 게임 제작업체 M모사를 다니고 있었고 저는 백수라 딩가딩가. 뭐 늘부도 돈 모아야하니 회사는 다니던 상태고. 평일에는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하고 주말에 된장남으로 변장하여 콩다방에서 회의를 했습니다. 당시 서로 만들고 싶은 게임에 대해 술술 이야기한 것을 풀어보자면, 간략하게 이런 류였습니다.
1. 암9이 주류가 될 모바일 시장에 앞으로는 액션 알피지가 대세다. >> 성장을 좋아하는 유저들의 취향에 맞고, 손놀림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장르니까. (이 때만 해도 액션 알피지가 아주 대중적이지는 않았습니다. 턴이 약간 더 우세했지요. 본격적으로 기획을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액션 알피지류가 대박을 '연이어서' 터트리더군요.) 2. 액션 알피지는 타격감이 극도로 살아야 한다. >> 괜히 액션이 아니지. 3. 시점은 개나 소나 전부 다 하는 탑뷰로 하지 말고 횡스크롤 사이드뷰. >> 고정된 탑뷰에서 지형을 탐색하며 점프를 하고 넉백을 '실감나게' 할 수 있다고 보는가? 4. 시나리오 중심. >>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시나리오를 그럴듯하게 써내려간 게임은 EC1이 유일했지요. 물론 여기서 말하는 시나리오는 단순하게 그럴듯한 배경 스토리가 아닌 대사와 연출에서 개연성이 갖추어진 완결된 시나리오를 말합니다. 이 역시 기획을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나리오에서 개연성을 갖춘 작품이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주말마다 만나고 평일엔 온라인 회의를 하는 식으로, 카나페게임즈의 구체적인 게임 기획이 시작되었습니다.